[사설] "의대생 3% 의사과학자 양성"…연구중심 의대도 시동 걸어야

입력 2023-12-24 17:36   수정 2023-12-25 08:17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는 소위 ‘연구하는 의사’인 의사과학자다. 그는 헝가리 이민자 출신인 커털린 커리코 바이오엔테크 부사장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하루아침에 이뤄낸 결실이 아니다. 그는 이미 30년 전에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 치료법을 제안했다. 이렇게 축적한 연구 성과가 없었다면 코로나19 백신이 1년 만에 나올 수 없었다.

한국 의료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했지만 노벨 생리의학상 후보 근처에도 가본 의사가 없다. 그도 그럴 게 한국에선 의사과학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연간 3000명인 의대 졸업생은 대부분 임상의가 된다. 그것도 비급여 항목이 많아 돈을 많이 버는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에만 몰린다. 국내 40개 의대에서 의사과학자 진로를 택하는 후보생은 20~30명에 불과하다. 학교당 1명도 안 되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5년 뒤부터 매년 의대 졸업생의 3% 이상을 의사과학자로 키우겠다는 지난 22일 정부 발표는 한참 뒤늦은 조치다. 의사과학자 육성 확대 방향은 반길 일이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바이오산업을 주도하는 미국은 120여 개 의대에서 MD(의사자격증)와 PhD(박사학위)를 병행하고 있으며, 매년 1700여 명의 의사과학자를 배출하고 있다.

의사과학자 양성은 대한민국 의료 혁신은 물론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발전의 핵심이다.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 규모만 2600조원으로 추산된다. 역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224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77명, 글로벌 제약사 최고과학책임자 중 70%가 의사과학자로 집계된다. 한국은 딴판이다. 현장 진료 인력도 한참 부족한 현실에서 미래를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은 후순위 과제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 신약 개발, 바이오 이미징 기반 정밀의료 등 의학은 과학과 접목해 급속히 융복합화하는 추세다. KAIST, 포스텍 등이 추진하는 연구중심 의대 신설도 본격 공론화 무대에 올려 시동을 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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